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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une 14, 2020

中 베이징 신파디 시장 봉쇄…영문 모른채 쫓겨난 상인들 ‘발 동동’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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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3시경. 중국 베이징(北京) 중심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남서쪽으로 10㎞ 떨어진 펑타이(豊臺)구 신파디(新發地) 농수산물 도매 시장이 갑자기 폐쇄되고 모든 상품 판매가 중단됐다.

이날 오후 이 시장을 찾았을 때 제복을 입은 무장공안(경찰)들은 축구장 157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 112만 ㎡ 넓이의 시장 전역을 포위하듯 완전히 막고 있었다. 입구마다 경찰 차량을 세워 봉쇄해 전시 상태를 방불케 했다. 경찰 병력 1500여 명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의료진, 방역요원을 실은 버스들이 잇달아 시장으로 진입했다.

시장 바깥에서는 물건을 빼지 못한 시장 상인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차이(蔡·여)모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때문이라지만 당국이 감염원을 공개하지 않는 등 의문과 미스터리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시청(西城)구에 사는 왕(王·여)모 씨는 “또 시작됐다. 끝이 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신파디 시장 내 호텔에서 일하는 한 여성은 “우리 호텔은 코로나19호텔이다. 새벽 3시에 영문도 모른 채 나가라 해서 나온 뒤 집에 갈 수도 시장에 들어갈 수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신파디 시장에서 수박을 파는 상인 왕(王·40)모 씨는 왜 시장 앞에서 기다리느냐는 질문에 “팔아야 할 사과가 전부 안에 있다. 집에 돌아가 봐야 소용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시장 인근 주택 단지 11곳도 모두 봉쇄돼고 주변 상가도 문을 닫았다.


중국 정부는 7일 발간한 코로나 백서에서 ‘코로나19 대응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며 사실상 승리를 선언했다. 하지만 채 1주일도 안 돼 수도 베이징에서 2차 확산이 현실화되자 비상이 걸렸다. 베이징시 당국은 하루 6만 명, 차량 2만 대가 오가는 대형 도매시장이 2차 유행의 진원지로 지목되자 “비상 시기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신파디 시장은 베이징 농수산물의 80%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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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시는 신파디시장이 있는 지역을 전국에서 유일한 ‘코로나19 고위험 지역’으로 경보 등급을 높였다. 베이징시는 최소 수만 명 규모의 대규모 코로나 핵산 검사를 예고했다. 랴오닝(遼寧)성, 산둥(山東)성 일부 도시는 베이징 방문을 금지했다.

신파디 시장 내에서는 외국산 수입 연어를 자른 도마 등 해산물과 육류 40개 샘플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다. 신파디 시장에 연어를 공급한 펑타이구 징셴(京鮮)수산물시장을 비롯해 베이징 시내 대형 농수산물 시장 6곳이 폐쇄됐다. 신파디 시장에서 식자재를 공급받은 식당 직원 1명도 감염됐다. 이 때문에 베이징 시민들 사이에서 신파디 시장에서 공급된 수산물, 육류를 먹어도 되느냐는 우려가 확산됐다. 베이징 일부 지역 마트에서는 채소, 과일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 판매대가 텅 비었다. 13일 베이징에서 발생한 확진자 36명 대부분이 무증상이었다가 뒤늦게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전국으로 코로나19를 확산시켰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초 감염자는 이미 4일에 발병했으며 전염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매체 차이신(財新)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화난(華南) 시장이 떠오른다”고 지적했다.

감염원은 오리무중이다. 베이징 등 마트에서 연어가 사라졌지만 “수산물이 중간 숙주이기 어려우며 연어가 누명을 썼을 가능성이 있다”고 난팡(南方)주말이 지적했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우쭌유(吳尊友) 수석전문가는 “수산물이나 고기류가 감염원일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감염원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같은 센터 쩡광(曾光) 수석과학자는 “바이러스 유전자 서열이 중국 내에서 유행했던 종류와 다르다”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2차 유행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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