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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하루하루 절박한데
공원 음주에 집회 예고까지…
“방역 최고수준 강제해서라도
코로나 종식 앞당겼으면”
6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필요한 물건을 사러 나온 시민들과 간혹 외국인 관광객을 찾아볼 수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수도권의 ‘준3단계’ 사회적 거리두기가 1주일째 이어진 지난 5일 낮, 평소라면 주말을 맞아 나들이 나온 시민들로 시끌벅적했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은 적막했다. 오후 4시가 되어서도 마수걸이를 제대로 못한 상인들의 얼굴에는 주름이 깊게 패어 있었다. 지난 연말까지 인파로 북적였던 명동 골목도 유령도시가 되다시피 했다. ‘임대 문의’ 딱지를 붙인 곳이 문을 연 가게보다 더 많았다. 골목의 절반은 죽어 있었다. ‘파격세일’이라고 홍보하며 가게 문을 연 상인들도 “더 이상은 못 버티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남대문시장에서 6년째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유아무개(50)씨는 “요즘 이웃 상인들과 만나면 아침이나 저녁이나 ‘개시했냐’는 게 인사다. 하루에 손님 한 명을 만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다른 상인은 “며칠 전 하루 2만5000원어치를 판 뒤 2만원 매출을 올렸다는 이웃 상인에게 ‘오늘은 내가 이겼다’고 자랑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날 <한겨레>가 남대문시장과 서울 명동, 홍대입구역에서 만난 상인들은 입을 모아 “차라리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강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밤 9시 이후 영업 제한 등으로 상인들은 죽어나지만, 시민들이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것이다. 실제로 태풍이 물러가자 최근 한강공원과 도심 공원은 초가을을 즐기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마스크를 벗고 음주를 즐기는 이들도 많다. 홍대 입구에서도 술집과 식당이 문을 닫은 밤 9시 문을 연 술집을 찾아 헤매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그런 이들은 술병을 들고 놀이터 등 실외 공간으로 향하곤 했다. 언제 폐업할지 모를 자영업자들이 영업을 포기하며 방역의 고삐를 조이고 있지만 한편에선 막을 수 없는 방역 구멍이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뼈를 깎는 노력이 물거품이 될까 상인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3년째 운영해온 곱창집을 지난달 폐업한 채아무개(38)씨는 얼마 전 한 숙박업소에 배달을 갔다가 한 방에 10여명이 모여 술판을 벌이는 모습을 봤다. 모두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였다. 채씨는 “식당이나 술집을 막아도 사람들이 한강에서, 놀이터에서, 공원에서 술 마시고 노는데 방역이 되겠냐. 차라리 3단계 거리두기를 시행해 (모임을) 다 막아버려야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인천에서 카페를 하는 전아무개(36)씨는 보수단체의 개천절 집회 예고에 “그동안의 노력이 헛수고가 되는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준3단계 거리두기 조처 뒤 그는 매장 내 취식 가능한 가게임에도 모든 주문을 포장과 배달로 돌리는 등 방역수칙을 지키려 노력해왔다. 전씨는 “가게를 하고 있으니 경제적인 타격을 고려하지 않을 순 없다”면서도 “방역을 지키는 사람만 지키는 것 같아 3단계의 강력한 조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호소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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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08, 2020 at 06:14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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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바엔 차라리 3단계로…골목상인만 지키면 뭐하나”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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