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규모 올해보다 13.3% 증가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매출이 올해보다 8.4% 증가한 4694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6월 예상한 증가율(6.2%)을 2.2%포인트 올려 잡았다.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 매출은 올해보다 13.3% 증가한 1353억달러(약 147조원)로 예상했다.
이 같은 전망의 근거는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1년 이상 상승세를 보이는 슈퍼 사이클이 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D램 설비투자액은 전년 대비 21% 줄었고, SK하이닉스는 38%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공급 조절에 나선 결과다.
수요는 회복세로 돌아섰다. 5G 스마트폰 출시 확대, ‘홈이코노미’에 따른 전자기기 사용량 증가 등의 영향이 크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인공지능(AI), 5G 등의 영향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업사이클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곳곳서 '슈퍼사이클' 신호
4일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 D램 범용 제품인 DDR4 8Gb 2400Mbps 현물가격은 지난 2일 개당 2.774달러를 기록해 전일 대비 0.14% 올랐다. 지난 10월 13일 이후 36거래일 만의 반등이다. 이후 D램 현물가격은 3일(1.55%)과 4일(1.66%)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현물시장 거래량은 전체 D램 거래의 약 10% 수준에 불과하지만 시장 분위기를 즉각 반영하기 때문에 향후 업황을 나타내는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D램 현물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 원인으로 업계에선 ‘구매 재개’ 움직임을 꼽는다.
올 상반기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D램을 대량 구매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D램 생산 차질 우려와 서버 확충 필요성 때문이었다. 하지만 재고가 쌓이자 하반기 구매를 확 줄였고, 상승세를 나타냈던 D램 고정거래가격(기업 간 거래가격)은 7월부터 11월까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5세대(5G)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있는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들이 모바일 D램 주문을 확 늘렸다. 구글, 아마존 등 클라우드 업체도 주문을 재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열린 SK하이닉스 3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박명수 D램 마케팅 담당 임원은 “내년에 전체적으론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세계 3위 D램 생산업체인 마이크론 대만공장에 ‘정전’이 발생한 것도 D램 가격을 밀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전이 발생한 공장은 마이크론의 서버D램 핵심 생산기지로, D램 생산량은 세계 D램 생산량의 8.8% 수준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지난해 줄였던 D램 설비투자를 갑자기 늘리기 힘든 점도 가격 상승세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은 “내년 상반기 D램 공급 부족이 본격화하면서 2022년까지 슈퍼 사이클이 이어질 것”이라며 “공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https://ift.tt/2VLeRBz
비즈니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