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폐장일 이전 문 닫아…"예년 대비 수익 30%…빚만 남아"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지난달 해수욕장 개장 이후 제대로 장사한 날은 고작 7일밖에 안 돼요. 인건비도 못 건질 정도였는데 차라리 잘 됐습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를 시행 중인 부산시가 20일 전격적으로 7개 해수욕장 조기 폐장을 결정했다는 소식을 들은 해운대해수욕장 한 상인 A씨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지금껏 해운대해수욕장 생긴 이후로 폐장일 전에 해수욕장 문을 닫는 건 이번이 처음인 거 같다"며 "코로나19가 참 무섭긴 무섭다"고 한탄했다.
지난달 1일 개장한 해운대해수욕장은 오는 31일 폐장일을 11일 앞둔 21일 오전 0시부터 폐장에 들어간다.
부산시가 코로나19 확진세가 심상치 않자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해운대 등 지역 내 7개 상설 해수욕장 문을 닫는 것이다.
해수욕장 출입은 가능하나 파라솔과 피서 용품 대여, 샤워장·화장실 운영 같은 편의 서비스가 모두 중단된다.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비치 파라솔 대여를 해온 한 상인 B씨는 "이번 여름은 정말 힘들었다"며 "코로나19로 거리 두기를 하려고 지난해 대비 파라솔을 3분의 1만 받아 운영해 수입도 예년 대비 30% 수준이었다"고 울상을 지었다.
다른 상인 C씨는 해수욕장 조기 폐장으로 남은 것은 빚뿐이라고 푸념했다.
C씨는 "보통 해수욕장 개장 전 구청에 백사장 청소비와 공탁금을 내기 위해 대출을 받고 여름 장사를 통해 이를 충당해왔는데 올해는 영업 수익이 없으니 대출도 갚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올해 여름은 긴 장마에 주말만 되면 흐리거나 비가 왔고 태풍까지 오는 등 안 좋은 일만 이어졌다"며 "지난 광복절 연휴부터 피서객이 좀 왔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찬물을 끼얹었다"고 덧붙였다.
해운대해수욕장 파라솔 위탁운영 업체 양해만 회장은 "여름 한 철 장사를 망쳐 속상하긴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있는 만큼 조기폐장을 결정한 부산시 입장도 이해가 된다"며 "하지만 올해는 제대로 장사를 한 날이 며칠 되지 않는 만큼 해운대구청과 협의해 앞서 낸 청소비 환급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수욕장 파라솔 위탁운영 업체는 모두 12개 단체다.
이들이 해운대구청에 낸 청소비는 2억여원에 이른다.
주변 구남로나 해운대시장 상인들도 해운대해수욕장 조기폐장으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영근 해운대시장 상인회장 "해수욕장 조기 폐장으로 피서객이 몰라보게 줄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진세가 줄지 않는다면 인근 구남로 등지에도 사람이 감소해 장사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win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8/20 16:31 송고
August 20, 2020 at 12:31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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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인건비도 못 건져" 조기폐장 해운대 상인들의 한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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